25년 5월 6일의 기록
25년 2월 5일부터 4월 23일까지 매주 한번씩 미술치료 수업을 들으러 갔었다.
그 수업의 마지막 과제는 기법을 한가지 만드는 것이였다.
나는 '손 석고 만들기'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체화했다.
총 두 회기로 구성했으며, 오늘은 그 첫 회기를 한 날이다.
→(계획안) https://kaput-lumber-4d0.notion.site/86d4d3c2540b40cc97d34423bf39455d?pvs=4
우리 가족 손 본뜨기-손으로 닿는 마음 | Notion
[의도와 태도]
kaput-lumber-4d0.notion.site
※ 내가 치료사의 입장이 아닌 딸로써 진행하는 활동이므로
미술치료 기법이 아닌 미술활동으로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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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소요 시간: 약 30분
- 준비물: 깔개, 핸드크림,알지네이트 1kg, 석고 1kg, 물 약 2900ml, 통, 스틱, 감정카드
- 1회기 주요 목표: 손 모양 정하기, 손 본뜨기, 석고 붓기, 활동 감정 나누기
1. 시안을 보여드리며, 오늘 이 과정을 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아빠가 복잡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저도 그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간단했다, 미리 어떻게 할지 보고 왔으니 잘 알려드릴 수 있다 말씀드렸다.
.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어머니, 아버지께 핸드크림을 서로 발라주시라고 말씀드렸다.
요 작업은 함께 수업을 들으신 분께서 아이디어를 주셨던 건데, 확실히 가벼운 신체접촉이 있으니 분위기가 띄워짐을 느꼈다.
2. 어떤 손모양으로 할지 정하는 과정을 가졌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제한된 조건, 즉 통 안에 손을 수직으로 넣어야 하는 점과 세명의 손가락이 가급적 다 보이도록 배치해야 되는 점, 이 두가지를 충족하기 위해서 함께 머리도 맞대고 손도 맞대었다. 대학생 MT 때, 두 명의 짝이 점점 작아지는 신문지 위에서 버티는 게임을 하는 이유를 알았다. 제한된 조건+신체접촉이라는 조건은 엄청난 친밀감을 준다ㅎㅎ
여러 포즈를 잡아본 뒤, 가장 우측 포즈로 결정했다!
※ 다음에는 깊은 통 말고, 얕은 통도 같이 준비해서, 어떤 통을 쓸지도 같이 결정해도 좋겠다. 그럼 수직 뿐 아니라, 수평으로도 포즈를 만들 수 있으니!
3. 아빠가 힘이 세니, 알지네이트와 물을 혼합해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1분 30초 안에 저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니, 아빠가 엄청 집중 하시며 혼신을 다하셨다 ㅎㅎ 즐거워보이셨다. 엄마가 가져가려고 하니, 아빠가 끝까지 완수하시려고 하셨다. ㅎㅎ
알지네이트가 낯선 재료여서, 아빠 엄마의 약간의 거부 반응도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엄청 즐거워하셨다
잘 저어준 뒤 다시 포즈를 잡고 같이 손을 넣었다. 이때 3분 타이머가 모두의 시선에 보이게 놓았다. 좀 더 기다리기 쉽도록.
이렇게 세명이 함께 손을 잡은 건 평생에 처음이다. 우리 가족이 한번에, 이렇게 긴 시간 손을 잡게 하는 활동이라니!
4. 예상 외로, 아빠가 낯선 재료에 즐거워하셔서 석고 섞는 일도 제안드렸다. 아빠가 어떻게 하면 되냐고 하시며 정말 열심히 저어주셨다. 내가 젓기 시작하니, 한 방향으로 잘 저으라며 옆에서 코치도 해주셨다 ㅋㅋ
아빠, 나 번갈아 가며 경화된 알지네이트 안에 석고를 부었고, 엄마는 통을 살살 쳐주셨다.
한가지 목표를 향해 가족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5. 엄마가 잠시 손 씻으러 가신 사이에,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아빠가 낯설어할 줄 알았는데 엄청 재밌어하시네요
아빠가 대답했다. 아빠도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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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시 거실로 모였다.
노트에 미리 작성해놓은 욕구 충족 / 미충족 단어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 (욕구충족) 신나요 평온해요 든든해요 뿌듯해요 고마워요 (욕구미충족) 어색해요 긴장돼요 조심스러워요 당황했어요 불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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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너무 신났어. 왜냐면 알지네이트라는 걸 처음 써봤는데, 촉감이 너무 신기했어!
그리고 아빠 엄마가 신나해서 나도 신나고 뿌듯했어!
그런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어. 석고가 생각보다 가루가 날리더라구!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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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했어. 그리고 든든했어. 딸이 잘 자라줘서. 그리고 고마웠지. 또, 열심히했어! 적극적으로!
(욕구미충족 단어를 보시더니..) 이건 없어~
엄마가 옆에서 말씀하신다, 여보 얘기해~~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뭐라고 하면 어때!
.
엄마는 너무 신났어! 아빠가 신나해서 엄마도 신났어
그리고 가족끼리 손을 다 꺼내놓고 본 적이 없잖아. 그런데 오늘 새로운 경험을 해서 즐거웠어.
음.. 조심스러웠어! 왜냐면 알지네이트에 손을 넣고 움직이면 안돼서 조심스러웠어 ㅎㅎ
6. 내일 저녁 먹고, 같이 알지네이트도 떼고, 색칠도 하고, 같이 꾸미자! 내일 만나
(아빠, 붓을 보시더니) 아빠가 할 수 있을까?
(딸)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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